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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은 나보다 똑똑하다 - 장내 미생물과 기분의 상관관계

by 유연유연 2025. 4. 14.

기분이 안 좋은 이유, 장에서 시작되었다?
이유 없이 우울해요, 짜증이 자주 나요, 마음이 불안정해요.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인간관계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곤 하죠. 그런데, 과연 그것만이 전부일까요?

최근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흥미로운 사실 하나.
바로 기분과 감정이 우리의 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제2의 뇌라 부르는 장은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니라, 감정, 사고, 기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뇌-장 연결 통로이다. 놀랍게도, 우리 기분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 중 상당수가 장에서 생성되며, 장내 미생물의 구성에 따라 우리의 감정도 변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장과 뇌의 연결 구조, 장내 미생물의 역할, 그리고 건강한 감정을 위한 식습관까지 함께 살펴보며, 기분 좋은 하루를 위한 새로운 힌트를 찾아보겠습니다.

 

나의 장은 나보다 똑똑하다 - 장내 미생물과 기분의 상관관계

나의 장은 나보다 똑똑하다 - 장내 미생물과 기분의 상관관계

 

 

1. 장과 뇌, 생각보다 더 가까운 사이

사람의 몸에서 가장 긴 신경 중 하나인 미주신경은 뇌와 장을 실시간으로 연결합니다. 이 신경은 단방향이 아닌 쌍방향 통신이 가능하여, 뇌가 장에 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반대로 장이 뇌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으면 갑자기 소화가 안 되거나,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겁니다. 반대로 장이 불편하거나 속이 더부룩할 때, 기분이 가라앉고 무기력해지는 것도 장과 뇌의 연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장 속에는 무려 1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가 존재하는데, 이는 척수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그래서 장은 장신경계라는 자율적인 신경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학자들은 장을 제2의 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장신경계는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기분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2. 기분을 만드는 화학자, 장내 미생물

장내에는 약 100조 개 이상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소화 보조자가 아니라, 신경전달물질을 직접 생산하거나 그 생산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세로토닌은 전체 분비량의 90% 이상이 장에서 생성됩니다. 세로토닌은 우리가 안정감을 느끼고 행복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호르몬입니다. 이 외에도 도파민, GABA, 노르에피네프린 등 다양한 기분 조절 물질이 장내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장내에 유익한 미생물이 풍부하고 균형 잡힌 생태계가 유지될 경우, 이 신경전달물질들의 분비가 원활해지고, 우리는 긍정적이고 안정된 감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장내에 나쁜 균이 늘어나고, 유익균의 비율이 떨어지면 염증, 장 누수 증후군 등과 함께 세로토닌의 분비가 저하되고,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우울증 치료의 보조 요법으로 장내 미생물 개선 프로그램이 도입되기도 하고, 정신 건강과 장 건강을 동시에 개선하는 프로바이오틱스 기반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3. 장내 미생물의 기분을 맞춰주는 식습관

장내 환경을 개선하려면 우선 미생물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은 바로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입니다.

*유익균의 먹이 :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귀리, 고구마, 아보카도, 사과, 바나나

천연 이눌린이 들어간 음식: 마늘, 양파, 치커리 뿌리, 아스파라거스

*유익균 자체 :
발효식품: 요구르트, 김치, 된장, 낫토, 케피어 등

이러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면 유익균이 증가하고 장내 생태계의 균형이 맞춰지면서 염증은 줄고, 기분은 안정됩니다.
반면에 설탕, 고지방 가공식품, 트랜스지방, 인공감미료 등은 유해균을 증식시켜 장내 균형을 깨뜨리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역시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장과 뇌의 균형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줍니다.


정리하면, 이제 기분이 안 좋아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말이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몸 안의 생물학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분과 감정은 단지 뇌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에서 시작되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의 식습관, 생활 습관, 스트레스 수준에 따라 달라지고, 그에 따라 우리의 감정도 함께 변합니다. 하루 10분이라도 내 몸 안의 작은 생명체들에 좋은 영향을 주는 선택을 해보세요.
좋은 음식, 적절한 운동, 편안한 휴식이 쌓이면, 어느 순간 기분도 더 밝고 안정적으로 바뀌어 있을 거예요.

장에게 말해주세요. <이제 널 좀 더 사랑해줄게!!!>